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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

영화 <메이 디셈버> 나탈리 포트만과 줄리앤 무어의 연기 대격돌 과연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가능한 일인가 쿠키유무 메가박스 목동 주차정보 스포있음주의

 

 

영화 <메이 디셈버>는 <캐롤>의 토드 헤인스 감독이 연출한 117분짜리 영화다.

각본은 새미 버치, 알렉스 메카닉이 집필했다.

나탈리 포트만, 줄리앤 무어, 찰스 멜턴 등이 출연했고, 나탈리 포트만은 제작에도 참여했다.

 

제76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후보에 올라있다.

 

배우 엘리자베스(나탈리 포트만)는 20여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레이시(줄리앤 무어)와 그의 23살 어린 남편 조(찰스 멜튼)의 당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준비 중이다.

그레이시 역을 맡은 엘리자베스는 캐릭터 연구를 위해 그레이시 가족과 시간을 보내게 되고, 그녀의 가족 주변에서 그녀 주위를 헤집는다.

 

!스포있음 주의!

 


 

제목의 메이 디셈버는 나이 차가 많은 커플을 뜻하는 영어 관용구다.

12살 사모아계 소년과 성관계를 맺어 복역한 뒤, 결혼한 메리 케이 르투어노를 일부 모티브로 하고 있다.

한국 개봉은 24년 3월 13일로 아직 개봉 전이지만 메가박스에서 2024 아카데미를 위한 메가박스 아카데미라고 해서 Early Screening으로 열렸던 것을 예매해서 미리 보게 됐다.

 

넷플릭스에도 23년 12월 1일 공개되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판시네마에서 수입 배급을 맡고 있어 한국 넷플릭스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작부터 음악이 과도하게 극적이다.

그래서 뭔가 영화와 거리두기를 하게 됐는데, 이게 감독의 의도였다고 한다.

대박.

 

이 음악은 미셸 르그랑이 작곡한, 1971년 조셉 로지의 금지된 로맨스 드라마 <사랑의 메신저>에 쓴 음악을 마르셀루 자르부스가 극적으로 편곡한 것이라고 한다.

두 영화는 전혀 관계가 없지만, <사랑의 메신저>에서 르그랑의 음악이 확 도드라지며 이야기를 앞질러나가 관객에게 지금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전개될지 일련의 질문을 던지게 한다고 한다.

<메이 디셈버>는 이 음악이 일으키는 경계심에 걸맞은 더 많은 대답과 불길한 예감을 제공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 음악은 영화에 녹아들지 못하도록 한 걸음 물러서게 하고, 그것이 이 영화를 만드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생각했다고 한다.

 

 

감독의 인터뷰를 첨부한다.

 

놀랐다.

이게 의도라니.

 

영화에서 엘리자베스도 그레이시 가족을 관찰하러 왔다.

그런 것처럼 우리는 그런 그들을 관찰한다.

 

엘리자베스도 그레이시를 가까이에서 관찰하지만, 그녀에게 이입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그녀를 연기해야 함에도 그녀를 자신이 가진 어떤 잣대로 판단하고, 그녀의 행동을 그 안에서 해석하려 한다.

 

우리도 인물들에 이입하기보다는 철저하게 관찰자로 남게 하여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감상을 하게 만들었다.

 

영화도 그렇게 진행된다.

 

어느 한 명에 집중되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한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놀랍다.

뭐 잘한다는 말이 지겨울 정도로 너무 잘하는 배우 둘의 만남에 조 역할의 찰스 멜턴까지.

너무 잘하는 배우들 사이에서도 전혀 부족하지 않고, 오히려 빛났다.

모두 자신의 캐릭터를 다채롭게 보여준다.

 

아역이나 주변 인물들도 다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엘리자베스에게선 답을 정해놓고 그레이시에 대해 탐구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미러링.

무의식적인 모방행위를 말하는 심리학 용어다.

 

영화에서는 이것이 너무나 효과적으로 이용됐다.

언어유희처럼 정말 거울로 그레이시를 관찰하고 따라 하는 엘리자베스를 보여주거나, 그것을, 거울을 바라보는 것처럼 표현하면서, 언어 그대로를 잘 만들어냈다.

 

동질감을 느끼려는 무의식과 그녀를 따라 하고자 하는 모습이 너무나 효과적으로 잘 보였고, 그래서 우리는 엘리자베스의 집착과 탐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레이시를 관찰하러 왔다고 하면서도, 엘리자베스는 그녀에 대한 편견을 기반으로 한 판단을 내려두지는 않는다.

그러면서 그녀의 행동이나 외양을 하나씩 훔쳐 가는 듯이 습득해 가고, 마지막에는 조까지 취한다.

 

엘리자베스는 마치 포식자 같다.

계속해서 조를 유혹하던 엘리자베스는 마침내 성공하고, 잠시 자리를 비운 조가 없는 틈에 조가 가져다준 20년 전 그레이시의 편지를 탐욕스럽게 읽어 내려간다.

그녀에게는 직전에 있던 조와의 섹스는 사랑의 행위로 흔히 해석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그저 그레이시가 가진 모든 것을 취하려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엘리자베스에게는 조가 받았을 상처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자기 자신이 온전히 그레이시의 모든 것을 가지고 그것을 표현해 낼 수 있기만을 기대한다.

엔딩에서도 그런 엘리자베스의 욕구가 드러난다.

 

바라보고 있는 우리 눈에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네 테이크가 넘게 엘리자베스는 다시 연기하려 한다.

충분하다는 감독의 말에도, 진실에 거의 가까이 온 것 같다고 한 번만 더 가겠다고 말한다.

 

엘리자베스가 말하는 진실에는 엘리자베스는 끝내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레이시와 조가 겪은 그 상황을 그들도 각각 다른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언제나 진실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릴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 상상이 안 되는데요? 신뢰가 안 가요. 그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거라는 걸.
- 조

 

엘리자베스의 열정은 본받을만하나 그녀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결국 우리는 순간의 진실 속에 살 수밖에 없고, 타인의 진실을 우리는 영원히 알지 못한다는 것을.

 

거기에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편견을 내려두지 않은 채로 그레이시를 이해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더 닿지 못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보이지만, 그녀에게는 영원히 보이지 않을 큰 간극이었다.

그녀는 오히려 그녀 자신을 가지고 그레이시를 연기하려 했다면, 더 그레이시 그 모습 그대로 나왔을지도 모른다.

 

상처 주려 의도하지 않은 상처를 주는 엘리자베스와 그레이시는 같으니까.

무례함과 도발, 솔직함과 진실에 대한 열정을 핑계로 엘리자베스와 그레이시는 주변인들을 아무렇지 않게 할퀴고 있다.

 

그렇게 말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고자 하는,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모습이 두 사람은 똑 닮았다.

 

 

우릴 위한 거지.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우릴 더 깊이 이해해 줄지도 모르잖아.
- 조

 

 

 

조는 순진하다.

순수하지 않고, 순진하다.

 

영화 내에서도 종종 덜 자란 것 같은 모습들을 보여준다.

 

저녁 내내 바베큐를 한 조에게서 연기 냄새가 난다고 하는 그레이시의 말에 조는 티셔츠만 벗고 다시 옆으로 온다.

그래도 여전히 냄새가 난다고 하는 말에, 침대 옆 물컵에 손을 약간 적셔 쓱쓱 닦고 마는 모습이 그랬고,

 

엘리자베스와의 섹스 후 상처받고 뛰쳐나가는 모습이 그랬다.

 

당신이 챙겨야 할 건 결국 당신 자신뿐이에요.
- 이건 이야기가 아니라 빌어먹을 내 인생이란 말이에요.
엘리자베스 - 조

 

아이들뿐만 아니라, 조의 졸업 또한 필요했다.

아이들은 성인을 앞둘 정도까지 키워냈지만, 그는 자라지 못했다.

 

모나크나비를 길러 풀어주는 행위는 모나크나 뿐만 아니라 조에게도 필요했다.

 

오랫동안 해야 할 얘기를 안 한 것 같아. 그때 내가 그런 결정을 할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면? 내가 너무 어렸다면? 
-
You understanding me?
- Yes, I do.

 

 

자아가 불안한 사람은 참 어렵다니까요.
내 자아는 튼튼해요.

 

실수를 실수로 인정하지 않으려, 진정한 세기의 사랑으로 만들었을지.

추악한 범죄를 사랑으로 포장한 것일지.

시간의 차이라는 장애물을 만났을 뿐, 결국은 만날 수밖에 없었던 천생베필일지는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들은 알지도, 아니면 그들 자신도 영원히 모를지도 모른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이 얼마나 진실할까.

 

진실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

 

나도 나의 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타인이 나의 진실을, 내가 타인의 진실을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이야기일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영화다.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도, 그를 담아낸 연출도 좋았다.

보고 난 뒤 상쾌함이 남진 않을지 몰라도, 남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추천한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든 궁금증

 

외국에는 왜 이렇게 천식이 있는 사람이 많을까?

메가박스 목동은 왜 이렇게 또 불을 환하게 켤까.

무대인사 때는 정말 좋을 것 같은데.

무대인사 때랑 평소 영화 상영 때랑 불을 다르게 켜야 하지 않을까.

제발

 

<메이 디셈버> 쿠키 정보

 

쿠키는 없다.

 

메가박스 목동 주차 정보

 

영화를 보면 주차 3시간 무료 지원해 준다.

초과 시 10분당 500원이고, 백화점, 킴스클럽, 5층 식당가 추가합산이 가능하다.

영화 관람 후 정산 시 티켓 하단에 있는 주차 바코드를 인증하면 된다.

정산은 지하 2, 3층 무인정산기를 이용한다.